세미 스윗 와인과 슈톨렌 한 조각 도시에서는 11월 중순부터 거리 곳곳에서 캐럴이 울려퍼지겠지만 시골에서는 김장이라는 빅이벤트가 끝나지 않으면 크리스마스는 어림도 없습니다. 시고르자브지가 발행될 즈음이면, 아마 김장도 어느 정도 마무리됐겠네요. 비로소 시골에서도 ‘김장했냐’는 인사 보다는 ‘크리스마스 때 뭐할거야?’라는 인사를 할 수 있겠어요. 이번달 시고르자브지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시골청년들의 모습을 담아 보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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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시고르자브지> 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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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철청년1 귀촌 9개월차 이신미님_시골에서 보내는 나의 첫 크리스마스
- 제철청년2 <솔담브레드>의 최민경님_크리스마스를 위한 1년의 기다림
- 제철 벤처스 시골 청년들은 연말 파티를 어떻게 할까?
- 제철고창 고창군 귀농귀촌 정보 모음.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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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보내는 나의 첫 크리스마스
시골에 귀촌해 보내는 첫 크리스마스는 어떨까요? 이번 호 시고르자브지에서는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이자 세계를 여행하다가 고창에 정착한 신미님의 첫 크리스마스 계획을 들어봤어요. 술을 좋아한다고 하셔서 특별히 고창에서의 첫 크리스마스를 오래 기억할 만한 와인도 추천받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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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미님 국가 대표 펜싱 선수였다고 들었는데요😮
네. 태릉 선수촌에서 8년 국가대표 선수로 있었어요. 펜싱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했는데 저는 좀 늦게 시작한 편이죠. 그렇지만 진짜 진짜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저를 포함해 제자들 다수가 국가대표로 활동했어요.
🙋♀️혹시… 올림픽에도…?
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했었어요. 근데 한국은 올림픽 출전 자체보다는 메달리스트가 아니면 잊히잖아요. 그때만 해도 펜싱이 너무 비인기 종목이었던 거죠. 올림픽 메달은 없고요. 아시안 게임 메달은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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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개국 100여 개 도시… 세계 여러 나라로 여행도 많이 다니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펜싱 선수를 그만두고 떠나게 되신 건가요?
정말 최고의 환경, 최고의 의료진 속에서 운동만 했었거든요. 운동하는 기계처럼. 그러다가 펜싱 가장 잘 할 때, 세계 랭킹 8위일 때 그만두고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갔어요. 태릉에서 나와서 뒤늦게 프랑스어랑 영어 배우게 된 거죠.
그 후 감사하게도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 펜싱 연맹에서 2년 정도 사무직으로 일했어요. 제가 물을 좋아해서 스쿠버 다이빙으로 이집트에서 한달 동안 비치 클리닝이랑 산호 모니터링하는 자원봉사도 하고요. 싱가포르, 알제리, 미국에서 펜싱을 가르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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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은 스스로를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붙여 자기와의 싸움을 계속하는 곳이에요. 선수촌 안에서는 운동 관련된 이야기만 하는데 조금만 나와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너무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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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누군가가 꿈꾸는 삶 아닌가요?
인스타에는 좋은 것만 올리니까요. 후배들도 항상 그렇게 얘기해요. 언니 너무 부럽다고. 그러면 저는 이렇게 얘기하죠. “나는 다시 태어나도 이렇게 살 거지만, 너희는 이렇게 살지 마.” 그 돈으로 건물을 사놨더라면.. 하고 생각할 때가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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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계속 한 10년 정도는 그냥 일자리 생기는 대로 그렇게 떠돌았죠. 2020년 2월 코로나로 귀국했어요.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물을 좋아해서 고흥 같은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귀농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그의 고향인 고창으로 오게 됐어요. 고창에 온 지는 9개월 정도 됐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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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를 여행하던 신미님을 고창에 정착하게 한 남자친구분 너무 궁금해요… 살짝 소개해 주세요!
<진달래 산천>이라는 빨치산 전적지를 답사하는 역사 기행팀이 있어요. 거기서 남자친구를 만났는데요. 특이한 사람이에요. 방치 방임 농법이라고 하면서 자기 농사는 내버려 두고 농민 운동을 가곤 해요. 왜 농가 부채는 자꾸 늘어나는데 이게 오롯이 개인의 몫이어야 하나, 이런 부당함을 알리는 일이요. 투쟁하면서 먹고 자고 사진 찍고 글 쓰고 해요. 작년에는 이소연 시인과 콜라보 해서 책(고라니라니)도 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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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멋진 분이시네요!
내가 먹여살릴 테니까 농민운동해. 큰소리쳤는데… 아직 그 약속은 지키지 못하고 있네요. 하하.
🙋♀️고창에서는 펜싱 코치가 아니라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방과 후 교육으로 코딩을 가르치고 있다고요?
네. 코딩은 경력단절 여성 교육으로 잠깐 배운 것이 다인데, 시골 초등학교는 그래도 괜찮다고 해서 들어가게 됐어요. 가르치는 거 재미있어요. 시골 초등학교 방과 후 선생님들은 전주나 정읍에서 오시는 분이 많은데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보니 캔슬이 잦거든요. 그때 제가 놀이체육 대체 강사로 들어가요. 아이들에게 잠깐 원데이 클래스로 펜싱을 가르치기도 하고요.
🙋♀️펜싱을 가르치는 것이 더 신미님께는 더 좋지 않나요?
사실 서울 같은 데는 사설 펜싱 클럽이 워낙 많이 생겼어요. 남자친구도 저를 시골에 주저 앉히면 안 된다는 부담 같은 게 있고, 지금도 계속 펜싱 관련된 일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말하곤 해요. 코딩 수업보다 펜싱 수업을 하는 게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저는 그냥 펜싱이 아닌 다른 걸 하고 지내도 좋을 것 같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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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것들이라면 농사 같은 것인가요? 올해 농사지은 들깨로 들기름을 짜신 걸로 알고 있어요.
네. 임대한 땅에 참깨랑 들깨 농사를 지었는데요. 참깨는 제대로 수확하지 못했고, 그나마 들깨는 좀 수확할 수 있었어요. 들기름 짜니 한 30세트 나오더라고요. 지인들이 다 팔아줬죠.
내년에는 청년 후계농을 준비해 보려고 해요. 연금리 1.5%에 최대 5억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5년 거치 20년 상환이거든요. 시골에 내려올 수 있는 여건이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남자친구는 만류하더라고요. 아무리 대출 이자가 싸더라도 신중해야 하지 않나 하고요. 그렇지만 너무 망설이고 있던 것만 같아요. 빚이라도 지면 움직이지 않을까 싶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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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농 지원을 받으면 어떻게 쓰실 생각이신가요?
술을 좋아해서 요즘은 전통주 수업을 듣고 있어요. 고창에 술 명인(전통주 연구가 이상훈 선생님)이 수업을 해주셔서 너무 좋더라고요. 소규모 양조장을 해보고 싶은데 양조장도 농사짓는 사람에 한해 허가가 간소화되어 있더라고요. (지역 특산주 허가) 시골이 정말 기회가 훨씬 더 많아요.
🙋♀️고창에서 사는데 어려운 점들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도시 생활과 다른 면들.. 쉽지는 않아요. 쉽지는 않더라고요. 다르다는 것을 짐작은 하고 왔고, 또 왔으니까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거기에 자꾸 들어가고 싶은데, 그분들 환경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들이 나한테는 좀 그런 면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인가요?
예를 들면, 저는 비혼이에요. 근데 시골 사람들은 “남자친구랑 지금 같이 내려와서 살고 있잖아. 그럼 이 집 며느리지.”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결혼이라는 제도권 안에 나를 넣기 쉽지 않고, 저는 개인과 개인의 연애라고 생각하는데 시골에선 그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아무리 설명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설득시키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다름을 인정하고 지내려고 하는데 그것조차도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어떨 땐 정말 숨만 쉬어도 투쟁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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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인스타에 문신 때문에 목욕탕에 못 가신다고 하셨는데, 그런 점들도 불편한 점들 중 하나겠네요.
네. 그분들이 보는 저는 OO이 각시, OO댁 며느리거든요.
🙋♀️문신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거예요?
언젠가는 문신을 하고 싶었는데, 하고 싶은 디자인을 못 찾은 것뿐이었거든요. 그러다가 평창 올림픽이 계기가 됐는데요. 그때 일본 측 항의로 독도가 빠진 한반도기로 남북 동시 입장을 했었어요. 도쿄 올림픽 때 그들은 IOC의 권고에도 욱일기를 들었는데 말이죠. 그것 때문에 독도를 표기한 우리나라 지도를 문신으로 새기게 됐어요.
관련기사>>세계일보, <정계 “평창 올림픽 때 日 항의로 한반도기서 독도 삭제 권고한 IOC, 형평·일관성 가져야”>
🙋♀️술을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혹시 크리마스에 마실 와인 추천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음.. 그게 참 어려워요. 어떤 사람과 마시는가, 어떤 요리와 함께 마시는가, 그 사람의 취향은 어떤가에 따라 너무너무 천차만별이거든요.
🙋♀️작년에는 그럼 뭐 마셨는데요?
작년 크리스마스는 김진숙 의원의 복직 릴레이 단식에 참여해 하루종일 굶고 돌아와 밤에 보테가 모스카토 만조니라는 와인과 레드벨벳 케이크를 먹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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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위원은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 노동자. 81년 용접공으로 입사해 타협주의 성향의 노조집행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고문을 받지만 회사 측에서 이 기간 무단 결근을 이유로 해고함. 이 투쟁을 통해 37년만에 복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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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 투쟁 후의 와인이라니! 그래도 여러 사람들의 릴레이 단식 투쟁이 복직으로 이어졌다니 다행이네요.
암 투병 중이셨고, 또 나이가 있으셔서 명예복직과 퇴직을 함께 하셨어요.
🙋♀️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창에서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라 의미있게 보내게 되겠네요?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 계획이신가요?
남자친구와 아마도 산에 갈 것 같아요. 양조장 수업 들으면서 만들었던 전통주 한 병, 와인 한 병 가지고 오들오들 떨면서. 전 산보다 물을 좋아하지만, 사실 어디라도 괜찮아요.
🙋♀️ 산.. 산이요? 자자, 조금 더 평범한 상황을 가정해 볼게요. 시골의 눈이 내리는 농가주택에서 조용한 캐럴을 들으면서 연인끼리 마시는 와인은?
식사 전에 마시나요? 후에 마시나요?
🙋♀️음.. 식사.. 하면서?
생선 요리라면 보테가 로즈골드가 좋을 것 같아요. 피노누아 품종만 사용한 로제 수푸만테예요. 식후에 디져트 와인으론 조금 더 달콤한 보테가 모스카토 만조니도 좋을 것 같아요. 우선 패키지가 이뻐요. 특별한 날 기분내기 좋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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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이 육아하는 알쓰(알콜쓰레기)인데 육퇴한 크리스마스에 남편과 함께 마실 수 있는 술도 좀…
초보자라면 블랙 러시안이라는 칵테일 추천해요. 보드카와 커피 리큐어를 섞은 칵테일이에요. 초보자라면 보드카의 비율을 줄이고 커피 리큐어의 비율을 조금 높이면 커피 리큐어의 달큰한 맛이 보드카의 맛을 감싸주어 편하게 마실 수 있을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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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좀 마신다, 하는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와인은 어떤 게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버번베럴에이지드 와인 추천해요. 버번은 위스키를 말해요. 보통 위스키를 만드는데 쓰는 오크통은 와인을 숙성시켰던 걸 쓰는데요. 버번베럴에이지드와인은 위스키를 만들었던 버번통에 다시 와인을 숙성 시킨 와인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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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이 지긋지긋하다 싶을 때 다녀봤던 도시 중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는 어떤 곳인가요?
한 번도 안 살아본 곳이요. 남태평양 어딘가? 피지 같은, 늘 여름인데다가 언제나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 곳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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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좋아하는데 문신 때문에 목욕탕은 못 가고, 비혼인데 남자친구는 있고, 주종을 가리지 않고 술도 좋아하는 신미님을 만나봤어요. 펜싱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했고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였지만 노는 것이 좋아 세계를 떠돌다가 고창에 온 이야기는 시고르자브지의 지면이 부족할 정도네요.
그중에서도 숨만 쉬어도 투쟁인 것 같다는 문장이 어느 해 크리스마스 때 마셨던 와인처럼 긴 여운을 남깁니다. 사실 여성의 그런 다양한 삶이 시골에 많이 파고들었으면 좋겠어요.
신미님이 추천해 주시는 와인 또는 칵테일과 함께 이번 크리스마스를 오래오래 기억해 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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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위한 1년의 기다림
님은 보통 언제부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시나요? 저는 거리 곳곳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질 때가 되면 ‘아, 크리스마스구나!’ 하곤 해요. 여기 크리스마스를 1년 동안 기다린 분이 계세요. 1년간 건과일들을 럼주에 당절임 해서 완성한 슈톨렌을 만든 <솔담브레드>의 최민경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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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경님. <솔담브레드>가 작년에 오픈했죠? 1년이 넘어가네요오? 🙂
네. 그렇네요. 21년 10월 1일에 오픈했으니 1년 하고도 2개월째네요.
🙋♀️가게는 어떻게 오픈하게 되셨나요?
작년(21년) 초에 지금 이 자리가 매물로 나왔었어요. 소개해 준 분이 아는 분이었는데 갑자기 가게를 해보라고 해서 엄마와 함께 김밥이랑 토스트집을 하게 됐죠. 김밥이랑 토스트는 며칠 배우면 바로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안 하고 있는 거보단 뭐라도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얘기가 나온 바로 그날 바로 계약했어요. 일주일 정도 배우고 바로 투입돼서 장사를 시작했어요.
🙋♀️일주일 만에 바.. 바로요?
네. 그런데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김밥이랑 토스트가 은근 손이 엄청 가거든요. 아침부터 재료 준비를 해두었다가 손님 들어오면 만들어 팔고, 안 오면 다시 재료 준비를 하는 일상이 반복됐어요. 일요일 하루 쉬고 월화수목금토를 일을 했는데, 엄마는 본업이 따로 있어서 더 바빴어요. 그렇게 두세 달 일하고 나니 병이 나더라고요. 인건비도 안 나오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빵집을 해보기로 방향을 틀었어요. 저는 베이킹이 취미였어요. 홈베이킹으로 간단한 빵, 과자류는 할 수 있었는데요. 하드 계열 빵은 따로 배워야 하겠더라고요. 바로 뒤에 파*바게트가 있어서 비슷한 걸 할 수 없기도 했고요. 그래서 월화수목금토는 토스트랑 김밥을 만들고 일요일엔 대전까지 가서 수업으로 배워 왔어요. 그렇게 준비해서 오픈하게 됐어요.
🙋♀️원래 베이킹이 취미셨던 거군요?
네. 중고등학교 때부터 홈베이킹을 했죠. 처음에 식빵을 구웠는데, 오븐에서 꺼낸 건 벽돌이었어요. 이스트라는 걸 그냥 넣기만 하면 빵이 되는 줄 알았던 거죠. 근데 그건 또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엄마랑 아빠가 처음에 저 빵 만든다고 하면 거들떠도 안 보셨어요. 그런데 이스트 안 쓰는 제과 쪽은 할 수 있겠더라고요. 사람이 먹을 수는 있는 정도랄까요? 야자 끝나고 집에 가서 늦게까지 치즈케이크를 만들었어요. 다음날 아이들이랑 나눠먹으려고요. 미쳤지. 공부는 안 하고.
🙋♀️오픈을 정말 급박하게 하셨는데, 준비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나요?
아! 있었죠.. 있었죠.. 오픈 하루 전에 기계 하나가 맛이 가서 완전 멘붕이었어요. 도우컨디셔너라는 빵 반죽을 보관하고 발효를 안정적으로 도와주는 기계였는데요. 기계들을 다 곤지암에서 샀거든요. 곤지암에서 여기 고창까지 차로 세 시간이 걸리니까 AS 해주는 사람들이 급하게 올 리도 없었죠. 결국 그날 새벽에 더 일찍 일어나서 (발효 시간을 맞춰서) 스트레이트로 작업했어요. 진짜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사업 진행되는 과정이 굉장히 타이트했네요. 항상 해맑게 웃고 계셔서 엄청 여유롭게 사는 분 같았어요.
오픈 10월달에는 일주일에 20시간을 못 잤어요. 한 달 동안은 휴무일도 없이 일했는데, 이틀은 쉬어야겠더라고요. 막 열었을 때는 크루아상과 뺑오쇼콜라는 대전에서 빵 배우던 선생님 반죽을 사가지고 와서 했었는데요. 생각해 보니 패스츄리를 사 오는 게 상태가 좋지 않더라고요. 상태도 가격도 그렇고요. 그래서 올해 4월부터는 크루아상 반죽도 직접 하게 됐는데, 그러다 보니 휴무일에도 작업하고 있어요. 온전히 하루를 쉬는 날이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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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에는 어떻게 내려오게 되셨나요?
계속 서울에서 살다가 2004년부터 부모님이 고창에 땅을 사고 집을 지었어요. 그러다가 2010년에 먼저 귀농하셨어요. 저는 2016년도에 내려왔고요. 내려와서 2~3년 동안은 계속 교육받고, 1년 정도는 고창 심원면에 있는 찐빵 공장에서 잠깐 직장 생활을 하기도 했었네요.
🙋♀️찐빵 공장이라니.. 뭔가 빵과 묘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결국엔 <솔담브레드>를 오픈할 운명인 것 같네요. <솔담브레드>의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됐나요?
이름 그대로 솔직하고 담백하게란 뜻이고요. 직접 지었어요. 저희 집에 포도나무가 세 그루가 있거든요. 그 나무에서 열린 나무들로 매년 와인을 담가요. 날짜만 적기가 아쉬워서 문구들을 같이 적기 시작했어요. ‘솔직하게 담백하게’, ‘오늘 한 잔 기억하며’ 뭐 이런 문구들이요. <솔담브레드>의 뜻은 그 글귀 중에 하나이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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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담브레드>가 가장 자신 있는 빵은 무엇인가요?
후르츠 깜빠뉴요. 대부분의 하드 계열 빵들은 그냥 딱딱한 빵 맛인데요. 저희 후르츠 깜빠뉴는 안에 사과, 크랜베리, 호두, 건포도가 가득 들어 있어서 정말 맛있어요. 그런데 하드 계열 빵이 도시처럼 그렇게 수요가 많은 편이 아니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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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속 만드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빵이니까!
🙋♀️아하! 혹시 빵 나오는 시간이 각각 따로 있나요?
그런 거 없이 11시에 모든 빵들이 나와요. 7시에 나와서 순서대로 만들기 시작하는데, 혼자서 작업하다 보니까, 작업할 때는 손님 응대가 힘들어서요. 11시에 영업 시작하면서 빵들을 내놓고 있어요. 솔드 아웃되면 일찍 문 닫기도 하는데, 보통은 6시 30분까지는 영업해요. 그 이후에는 다음날 작업을 시작하죠. 그럼 빠르면 10시 평균 11시쯤 작업이 끝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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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크리스마스 시즌 메뉴로 슈톨렌을 내신다고 들었어요. <솔담브레드>에서 만드는 슈톨렌 자랑도 좀 해주세요.
슈톨렌에 들어가는 건과일들이 있어요. 말린 크랜베리, 체리, 블루베리,레몬필, 오렌지필들인데요. 이 건과일들을 바닐라빈과 럼 100%에 당 절임해 작업해요. 작년에는 10월에 가게 오픈하고 바로 크리스마스여서 1달 정도만 숙성하고 판매했었거든요. 그러면서 올해 분량까지 건과일을 담가뒀어요. 그러니까 1년 전에 담가둔 건과일로 이번 슈톨렌을 작업한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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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마카다미아, 피스타치오, 헤이즐넛, 피칸, 호두 등 견과류 그리고 스페인산 레드와인에 숙성한 건무화과와 마지팬이 들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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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크리스마스를 기다린 슈톨렌인 셈이네요. 마지팬도 직접 만드시나요?
그럼요! 아몬드 가루에 오렌지 주스로 향을 입힌 특별한 마지팬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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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드는 마지팬(아몬드와 설탕을 분쇄한 후 혼합한 고소하고 달콤한 페이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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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벤처스 회원분 중에 슈톨렌을 사 가셨다가 하루 만에 클리어하신 사진을 단체 카톡 방에 올렸었는데요😝 슈톨렌 먹는 법 공식적으로 좀 알려 주세요.
슈톨렌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면서 12월 매주 일요일마다 한 조각씩 먹는 독일식 과일 케이크입니다. 랩에 싸여 있는 채로 가운데부터 잘라드시고, 보관하실 때는 양쪽을 맞대어 랩을 싸서 보관하시면 됩니다. 냉장고보다는 선선한 실온에 보관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숙성이 돼가면서 조금 얼룩덜룩 해질 수 있는데요. 슈톨렌을 코팅한 버터와 슈거파우더가 만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숙성되면서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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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담브레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솔직하게 만드는 것이요.
🙋♀️밀가루도 좋은 거 쓰신다고 들었어요.
네. 포리쉐(포르쉐 아님 주의)라는 브랜드의 프랑스 친환경 밀가루를 쓰는데요. 1년 새 25킬로 만 원이 올랐더라고요. 일단 국산 곰*밀가루 보다 2.5배가 비싼 앤데, 그렇게 오르니까 아무래도 힘드네요. 그래도 그게 맛이 있으니까 다른 것으로 바꾸지 않고 쓰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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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원이요?! 정말 많이 오른 거 아닌가요? 진짜 홈베이킹 수준의 재료 쓰시는 거 아니에요?
그래도 손님들 와서 맛있다고 할 때 행복하더라고요. 그거 없었으면 때려쳤어요. 진짜로! 그리고 벤처스 회원분들이 일주일 한 번씩은 누구든 들렀다 가시는 것 같아요. 그게 크더라고요. 그것에 또 감사해요.
🙋♀️<솔담브레드>의 장사 노하우가 있나요?
노하우요?? 친절함이죠~~~
🙋♀️하하. 빵 터졌어요. 그럼.. 고객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오세요~~~~~
🙋♀️뉴스레터에 음성 지원이 된다면 민경 님의 해맑은 목소리를 담을 수 있을 텐데 아쉽네요. 그럼.. 앞으로의 꿈이나 계획은 무엇인가요?
건물주죠~~~~~
🙋♀️건물주 하셔도 베이커리는 계속하시는 거죠?
그럼요~~~~ 빵은 계속해야죠!
🙋♀️마지막 질문이에요. 올해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 계획이신가요?
크리스마스 다음날이 양력 생일이에요. 그래서인 지 1년 중에 크리스마스를 제일 좋아해요. 올해 크리스마스는 일요일이더라고요. 어차피 가게는 휴무일이지만.. 5시간 크루아상 반죽할 계획입니다! 아유 고민이죠. 놀고 싶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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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좋은 재료로 솔직하고 담백하게 빵을 만드는 <솔담브레드> 였습니다. 친절함과 해맑음으로 가게에 오는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키는 민경 님만의 노하우와 정성스럽게 만드는 빵들이 너어무 매력적인 베이커리인데요. 1년의 기다림 끝에 완성한 슈톨렌에도 많은 사랑 보내주세요. 올해 민경 님의 크리스마스는 (아마도) 문 닫힌 가게 안에서 준비하는 크루아상 냄새로 가득할 것 같습니다. 건물주가 되어도 빵은 계속 하신다고 하니 자주 들러 주세요.
📍솔담브레드
▪️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모양성로 41 1층
▪️ 문의. 0507-1347-8348
▪️ 운영시간.
화-토 11:00 - 18:30
매주 일, 월 휴무
👀 매일매일 맛있는 빵이 나오는 <솔담브레드>의 빵 소식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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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벤처스_시골 청년들은 연말 파티를 어떻게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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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7일 고창청년벤처스의 연말총회가 있었어요.
드레스 코드는 레드&그린!
이 연말 파티를 위해 해외 직구로 옷을 구매하신 분이 출몰하고 계셔서 다음 총회 때는 베스트드레서도 뽑기로 했다고 잠정 합의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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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핫했던 프로그램은 뭐니뭐니해도 뽑기 이벤트와 랜덤 선물 교환이었어요!
아아주 예쁜 크리스마스용 샴페인이 있는가 하면, 귀여운 귀마개와 말 가면도 있었다죠?🤣 핵 인싸가 되신 대표님들 축하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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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 선물 교환 이벤트 하는 법🎁
1.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이나 만원 이하의 선물을 각자 예쁘게 포장해 챙겨온다.
2. 참석 순서대로 똑같은 번호를 적은 쪽지를 하나는 참석자에게, 하나는 뽑기 상자에 넣는다.
3. 처음 뽑을 사람을 지목해 선물 하나와 뽑기 상자에서 번호 하나를 뽑는다.
4. 자신의 번호가 불리면 이전 사람이 고른 선물을 오픈한다.
5. 다음 사람을 위한 선물 하나와 번호 하나를 뽑고 릴레이로 이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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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 계획이신가요? 와인 한 병과 1년에 걸쳐 완성한 슈톨렌이라면 어떤 계획이든 멋있게 완성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저무는 12월이 조용히 지나가고 있어요. 시고르자브지는 올해의 마지막 편지를 보내며, 다음 해에는 더욱 다양하고 알찬 내용을 담아 봐야지, 하고 다짐합니다. 💌
제철 시골의 모습을 전하는 시고르자브지는
더욱 새로운 내용으로 다음해의 첫달 15일 오전에 다시 찾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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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청년벤처스 편집부 gochang_youth@naver.com 전북 고창군 청년읍 흥하리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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